국제로타리 회장으로 선출되었던 탁월한 로타리 리더이자 사업가인 윤상구 전 차기회장이 췌장암 투병 끝에 9월 5일 별세했다. 한국 서울 새한양 로타리클럽 회원이었던 그는 지난 8월에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 차기회장직을 사임하였다.
프란체스코 아레조 국제로타리 회장은 "윤상구 차기회장의 타계는 전 세계 로타리 가족에게 큰 손실"이라면서 "윤상구 전 차기회장의 봉사, 비전, 그리고 로타리에 대한 기여는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며 그의 유산은 로타리 친구들과 그의 헌신적인 로타리 봉사로 삶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 숨쉬고 있을 것"이라고 추모하였다.
이동건 전 국제로타리 회장은 "고인과 같은 지구에서 반세기를 함께하며 형제처럼 지내온 사람으로서 이 슬픔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라며, "그는 정직과 공정을 바탕으로 한 겸손한 봉사자이자,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리더였습니다. 그가 걸어간 길은 새로운 길이 되었고, 그가 뿌린 씨앗은 희망의 나무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고인을 기억하는 전 세계 로타리 가족 모두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윤상구 전 차기회장의 부친은 1960년대 초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낸 저명한 정치가이다. 서울에서 성장한 그는 정치인의 길을 걸은 아버지와 달리 미국으로 유학해 시러큐스대학교에서 건축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1980년대 후반 한국으로 귀국한 후 그는 건축 자재를 개발·유통하는 동서코포레이션을 창립했다. 이 사업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둔 건설 호황 속에서 크게 성장했다. 이후 그는 (주)영안을 설립해 부동산과 투자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스테파니 A. 얼칙 국제로타리 전 회장은 "윤상구 전 차기회장은 정말 진실하고 관대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몇 년 전, 그녀의 조카가 영어 교사로 일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얼칙 회장은 윤상구 전 차기회장에게 연락했고, 그는 그녀의 조카를 집으로 초대하여 현지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얼칙 전 회장은 "그의 사려 깊음과 우정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부언했다. 한국을 방문한 다른 많은 로타리 회원들도 윤상구 전 차기회장의 환대와 사려 깊음을 기억하고 있다.
1987년 새한양 로타리클럽 창립 회원으로 로타리에 입회한 그는 로타리를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전문적인 네트워킹 허브로 여겼다. 그는 처음부터 로타리 청소년교환을 홍보하는 활동에 참여했고 장학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러한 그의 관심은 평생에 걸친 봉사, 특히 국제봉사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졌다.
그는 8년간 '몽골을 푸르게' 프로젝트의 공동 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이 이니셔티브는 한국을 비롯해 몽골, 중국에 자주 영향을 미치는 미세 먼지를 줄이기 위해 고비 사막에 방풍림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결국 몽골 최대의 녹지 지대인 카라코람에 전략적 과수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성공은 몽골 정부가 사막화 방지를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윤상구 전 차기회장은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이끈 공로로 몽골 대통령으로부터 우정 훈장을 수훈했다.
몽골을 33번이나 다녀온 윤상구 전 차기회장은 "사막에서 나무가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우리는 성공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윤상구 전 차기회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며 자신이 이끌거나 조직하는 데 도움을 준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유럽, 북미, 남미에서 수행된 30개 이상의 로타리재단 보조금 사업 현장을 방문하였다.
그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의해 대영제국 훈장(OBE) 장교로 임명되었으며,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무총리로부터도 공로 훈장을 수여받았다. 또한 윤보선기념사업회 이사,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조직위원장, 유엔한국협회 이사로도 활동하였다.
윤상구 전 차기회장은 로타리에서 RI 이사와 로타리재단 이사로 활동했으며, 수많은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배우자 양은선 여사와 함께 로타리재단 베네팩터이자 고액기부자이며, 아치 클럼프 소사이어티, 폴 해리스 소사이어티, 유증회 멤버였으며, 로타리재단으로부터 공로 표창을 수상하였다.
윤상구 전 차기회장은 자신의 회장 임기가 로타리의 오랜 전통을 보존하고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는 2025년 6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로타리 세계대회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녹음된 연설을 통해 "저는 저 자신을 외로운 지도자로 보지 않고, 끊어지지 않는 튼튼한 사슬의 한 고리로 봅니다. 이 사슬은 저보다 먼저 온 사람들의 지혜와 헌신으로 만들어졌고, 오늘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힘으로 굳건히 지켜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는 한국 육군에서 복무했으며 안동장로교회 명예장로로도 활동하였다. 역사적 건축물에 대한 조예가 깊었던 그는 한국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힘썼으며, 19세기에 지어진 한국 전통가옥인 한옥에 거주하였다. 이 한옥은 한국의 현대사의 증인으로서 그의 부친은 이 한옥에서 국정을 운영하였다. 또한 이곳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본거지였으며 정치 활동가들의 피난처이기도 하였다.
유족으로는 양은선 여사를 비롯해 자녀 2명과 손자들이 있다.